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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상하이 업그레이드

by Memepro 2023.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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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상하이 업그레이드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로, 이더리움의 가치가 어떻게 평가될지 많은 관심이 모여지고 있는 가운데, 2월 9일 SEC가 스테이킹 서비스의 증권성을 이유로 중앙화 거래소인 크라켄을 고소하였다. 크라켄은 이더리움(Ethereum) 뿐 아니라, 폴카닷(Polkadot), 아톰(Atom), 에이다(Cardano) 등의 주요 메인넷에 대한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었다. 크라켄은 미등록 증권성 가상자산 서비스 프로그램의 판매에 대한 $30M 벌금을 지불하고 스테이킹 서비스 중단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공개했다.

 

한편, 이더리움 스테이킹에서 크라켄이 차지한 비중은 약 7.42% 였으며, 향후 규제의 방향성이 이더리움 스테이킹과 관련한 시장 참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초미에 관심이 모여지고 있다. 해당 소식 이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전반적인 가상자산의 가격은 조정을 받은 상황이다.

이더리움의 스테이킹과 관련해 시장에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것은 맞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 상하이 업그레이드 자체는 이더리움의 내재적인 가치 측면과 네트워크의 완성도 측면에서 분명 커다란 의의를 갖는다.

 

새로운 자산 클래스인 이더리움

디지털 금으로 정의되며 웹3 시대의 대표적인 가치저장 수단으로 종종 정의되는 비트코인에 비해, 자산으로써 이더리움(Etheruem, $Ether)의 특징을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이더리움이 지금까지의 다양한 자산군(Asset Class)의 성질을 동시에 나타내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디지털 자산이기 때문이다.

먼저, 이더리움이라는 가상자산을 소유한다는 것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지분을 획득하는 것과 같으며, 특히 PoS 단계에서는 이더리움을 네트워크에 예치(Staking)함으로써 추가적인 이득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즉, 생산적인 자본자산 (Capital Asset)의 형태를 띄게 되는 것이다.

또한 태초부터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하게 만드는 원자재의 역할을 해왔다.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토큰 형태의 자산이 민팅되거나, 이동 또는 교환되거나, 결제가 이루어지거나 심지어 다오(DAO)를 운영할 때에도 이더($Ether)가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쓰인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생태계 내의 탈중앙화 된 금융 서비스의 담보자산으로 쓰이는 등 네트워크 내에서 뿐 아니라, 기존 산업에서도 역시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는 시도로 이어져 가치 저장 자산으로써 널리 활용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이더리움의 성질은, 2022년 9월 이더리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인 ‘머지(Merge)’를 통해 PoS 합의 알고리즘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마친 이후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음 달로 다가온 상하이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더리움이 PoS 전환을 완성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어떤 주요 개선사항(EIP)과 리스크 요인을 포함하고 있으며, 자산별 특성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자본 자산으로써의 역할 부각

가장 먼저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지금까지 네트워크에 예치되어있던 이더리움을 출금할 수 있게 되며 ‘스테이킹’ 서비스가 완성이 되는만큼 자산을 예치함으로써 추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자본자산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스테이킹 이더리움의 출금이 가능해지는 EIP-4895가 핵심

해당 EIP는 이번 상하이 업그레이드의 핵심이며 이더리움의 출금을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해준다. 기존에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예치와 인출을 비교적 간단하게 구현했던 것과 달리, 머지 이후 이더리움은 합의를 위한 컨센서스 레이어(비콘체인)와 실행 레이어(EVM)가 각각 존재하는데 예치의 경우는 EVM을 거쳐, 컨센서스 레이어에 검증키와 인출키를 등록하게 된다.

출금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이 반대의 과정을 거치면 되기 때문에 초반에는 이더리움의 주요 개발자들도 pull 방식을 제안(EIP-4863)했었다. 그러나 블록 검증과 이에 대한 보상은 비콘체인에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EVM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인출을 요청하게 되면 구조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1) 가스비를 많이 사용하거나 2) 블록 스페이스를 낭비하게 될 수 있고, 무엇보다도 3) 보안 취약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리스크가 생기게 된다.

이에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보다 단순한 push 방식으로 출금을 진행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즉,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유저가 직접 출금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인출키를 이용해서 보상을 받을 주소를 비콘체인에 직접 요청하면 지갑 상의 잔액(balance)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출금을 하는 것이다.

즉, EIP-4895는 “유저 레벨(user level)”에서 인출을 위한 새로운 트랜잭션 형태를 요청하기보다는, 비콘체인과 EVM의 “시스템 수준(system level)”의 작업(operation) 단에 인출 기능을 구현하여 낮은 비용과 높은 안정성을 확보한 인출 프로세스를 제안한 것이다.

 

리스크 ① - 기술적인 위험은 집중과 검증으로 극복 예정

한편, 머지 때와 마찬가지로 상하이 업그레이드에서 가장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파급효과가 큰 리스크 요인 중 하나로는 기술적인 결함을 꼽을 수 있다.

이더리움의 핵심 개발자들은 머지 이후 꾸준히 밋업을 통해 기술 스펙에 대한 논의를 지속했으며 기존 상하이 업그레이드에서 반영하려고 했던 것들을 과감하게 덜어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제외된 스펙들에 대한 요약설명이며, 이와 관련해서는 2023년 가을경에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샤딩을 구현하는 체계인 프로토 댕크샤딩(EIP-4844)
  • 이더리움 가상머신(EVM) 오브젝트 포맷 관련 업그레이드 (EIP-3540, 3670, 4200, 4750, 5450)

 

상하이 업그레이드의 기술적 안정성을 위해서 이더리움 진영은 머지 이후 10월 ‘산동’ 테스트넷 출시 및 수차례의 데브넷 테스트를 거쳤으며 1월 중순 이더리움의 섀도우 포크를 통해 메인넷에서 테스트넷으로 데이터 이전을 완료하였다. 이어 퍼블릭 테스트넷인 '저장(Zhejiang)' 을 1일 15시 UTC (우리나라 2일 0시) 부터 가동하기 시작하였으며 약 6일 뒤 1350 에포크에서 상하이와 카펠라 (인출 관련 합의 레이어) 테스트넷 가동을 통해 모의 출금까지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EIP-4895에서 제안한 출금 방식은 기존의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구현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더욱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지난 2일 기준, 약6.1만명의 검증자가 ‘저장’ 테스트넷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메인넷 업그레이드가 진행된 이후의 기술적 결함에 의한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 스테이킹에 대한 투자 관심에 주목할 것

2022년 연이은 대내외적 악재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였음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요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는 꽤 인상깊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Crypto.com에서 발간한 2022 Market Sizing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어돕션(Adoption)은 작년 한해 동안 +263% 가량 증가하였으며 그 원인을 9월 머지 업그레이드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2월 8,700만명을 기록했던 이더리움의 보유자 추이가 머지를 앞두고 두 달간 특히 가파르게 증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 역시도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의 이더리움과 특히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 하이브리드 채권과 같은 자산 매력 증가: 만기가 없는 채권처럼 원하는 기간 동안 예치해두면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다가,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면 주식배당처럼 MEV 보상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이자율은 스테이킹 비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현재 기준으로 약 4% 수준이며 여기에 추가적인 MEV 보상을 더하더라도 현재로서는 리스크 대비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존 금융권 상품 대비 경쟁력이 다소 아쉽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뒤에서 더욱 자세히 다루겠지만 유동성 스테이킹 서비스를 통해 특히 기관 입장에서는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레버리지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이더리움 자체의 가격 상승 역시 기대된다는 점 등 때문에 단순히 이자와 수수료 수익만 놓고 투자 매력도를 판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대체: 비트코인의 경우 PoW 채굴 방식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소모되는 전력의 양이 많아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갈수록 기업 활동에 대해 높은 윤리적 기준이 적용되고 ESG (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주목받는 기조가 지속된다면 PoS 형태로 전환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JP모건은 출금 시점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스테이킹을 주저했던 투자자들이 상하이 하드포크 업그레이드 이후 대대적으로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에서 코인베이스 내 개인투자자 중 95%가 상하이 하드포크 이후 이더리움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다고 추정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최대 5억45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던 만큼 스테이킹 서비스가 완성되고 나면 수요가 증가할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코인베이스 매출 가운데 11%가 스테이킹에서 발생하였으며 이는 전년도 3분기 6.2%보다 약 5%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상하이 하드포크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시장의 관심 또한 당분간은 높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전일 SEC에서 코인거래소인 크라켄에 증권성 이슈를 제기하며 스테이킹 서비스를 중단하는 협의를 했다는 점에서, 특히 중앙화 된 거래소가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이더리움 스테이킹의 증권성 여부에 대한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리스크 ② - 대규모 출금 (뱅크런) 가능성은 제한적

일각에서는 이더리움 출금 이후, 매도 압박에 따른 대규모 출금 리스크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먼저 현재까지의 누적 이더리움 스테이킹 추이를 살펴보면,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이더를 예치한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였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스테이킹이 가능한 비콘체인을 런칭한 2020년 12월부터 스테이킹 이더리움은 꾸준하게 증가해왔으며, 이더리움 머지 일정이 다소 지연되거나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았던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누적이 되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머지가 일어난 2022년 9월 이전에도, 가상자산 강세장 흐름과 함께 이더리움의 중장기적인 비전에 투자했던 사람이 많았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실제로 머지가 있었던 9월 15일까지 약 13.7만개의 이더리움이 예치가 이미 완료가 되었으며 이는 2023년 2월 7일 기준 스테이킹 물량의 83%에 해당된다.

또한 현재까지 스테이킹을 예치한 사람들 중에 이더리움 가격 약세로 손실을 보고 있는 검증자 가운데 33% 가량이 수익 상태인데, 이들의 이더리움 단가는 상당히 낮은 편이기에 매도 압력이 마찬가지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해를 보고 있는 검증자들 역시 이더리움을 매도하기보다는 유동성 스테이킹 등의 파생상품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보다 높은 자본 효율성을 추구하여 레버리징을 통해 적극적으로 손실을 만회할 것으로 가정한다면 마찬가지로 출금 가능에 따른 이더리움의 매도 압력이 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이더리움의 경우, 타 체인 대비 검증인 수도 많고 네트워크에 스테이킹 된 물량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솔라나, 아발란체가 각각 2.4K, 1.2K의 검증인을 확보한 것에 비해 이더리움은 513K 검증인이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스테이킹 물량 역시 폴리곤 40%, 코스모스 62% 그리고 카르다노가 72% 가량 차지하고 있는 것 대비 1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push 방식의 출금 기능 역시 급격한 뱅크런으로부터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검증자가 이더리움 출금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출금 대기열(exit queue)’을 거쳐야 한다.

이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매개변수가 존재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는 전체 검증자의 수와 네트워크의 ‘이탈률 제한(churn limit)’이다. 특히 ‘이탈률 제한’을 통해 이더리움은 한번에 출금 가능한 검증자의 수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한 에포크 당 혹은 32개의 블록당 예치된 금액을 전부 출금할 수 있는 검증자의 수를 결정하는데, 약 50만명의 검증자들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탈률 제한’은 에포크 당 7명이 될 것으로 예측되며 이 한계는 향후 65,536 번째 검증인마다 1명씩 증가하게 될 것이다.

즉, 검증인이 최종적으로 ‘이탈률 제한’이 걸린 ‘출금 대기열’을 빠져나간 다음에는 ‘인출 기간(Withdrawal period)’을 입력하게 되며, 슬래싱 되지 않은 검증자의 경우 약 27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은 출금을 시도하는 검증자의 수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며 만약 전체 가운데 3분의 1의 검증인이 한 번에 이를 시도하면 출금 기간은 최대 3개월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가상자산 전문 은행인 Sygnum은 마찬가지로 이더리움의 출금이 가능해진 이후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제안하며, 급격한 뱅크런 리스크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 현재와 같은 약 16M 수준의 이더리움이 스테이킹 되어있다는 가정하에, 검증인은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32ETH 보다 초과 예치된 양을 인출하고 싶을 것
  • 코인매트릭스에 따르면 이러한 경우 하루에 최대 57.6K건의 부분 인출이 가능하며, 평균적으로 검증인들이 34ETH를 예치해 놓았다고 볼 수 있어 (34-32)*57,600=115,200 ETH 만큼이 유동성 시장에 나올 수 있음 (최장 10일 동안 약 50만명의 validator가 초과분 57.6K의 ETH 인출 가능)
  • 반면에, 예치된 모든 이더리움을 출금하려는 선택을 하는 검증자가 많아질 수록 인출 기간이 길어져 매도 압력은 줄어들 것
  • 이렇게 되면 또다른 다수의 관계자들이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더리움을 보유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며, 일부 역시 손해를 보는 수준에서 매도하거나 스테이킹 보상을 통해 추가적으로 검증인 자격을 획득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
  • 여기서 중요한 핵심 포인트는 스테이킹 된 이더리움의 유동화 서비스이며, 전반적인 디파이 내 활용도나 높은 이자율 등을 통해 매력도가 높아질 수록 이더리움의 매도 압력을 완화시키는 데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

위에 시나리오에서 언급한 것처럼 실제로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유동화 서비스는 아래 두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듯 시장에서 아주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쟁글에서도 관련한 후속 리포트를 통해 이에 대해 다루게 될 예정이다.

 

2. 네트워크 활성도를 높이는 원자재로써의 기능 강화

이더리움 생태계는 네트워크 위에 발행된 가상자산인 이더리움, 즉 이더($ETHER)를 동력으로 돌아가고 있다. 실제로 이더리움의 공동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제 5 원소라고도 알려던 에테르에서 기원 되었으며 이더리움은 EVM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동작시키는 원료인 가스비(gas fee)로 사용되고 있다.

이더리움의 가스비는 네트워크 공격으로부터의 방어벽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네트워크 과부하 등으로 그 수준이 너무 높아지는 경우 부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거나 프로젝트 운영에 부담을 주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낮아지는 가스비와 빨라지는 처리속도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향상

이에 이더리움의 주요 개발자들은 PoS 전환 이후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로드맵을 이미 예전부터 설계해 두었으며, 이번 상하이 업그레이드에서도 가스비를 절감할 수 있는 EIP를 일부 포함하였다.

상하이 업그레이드에 포함되는 가스비 절감 관련 EIP:

  • 스마트 계약의 크기를 줄이고 코드를 최적화 시키는 EIP-3855
  • 비용 측정 과정에서 안정성 및 확장성 확보하기 위한 EIP-3860
  • 검증자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EIP-3651

그러나 무엇보다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의 로드맵인 ‘The Surge’에 대한 본격적인 기대감이 상존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The Surge’는 샤딩을 도입하고 롤업 네트워크에게 유의미한 데이터 가용성(Data availability)을 제공하여 트랜잭션 처리 비용을 낮추고 시간당 처리속도(TPS)를 높여 확장성을 확보하는 단계를 뜻한다.

출처 :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2.0>

 

‘The Surge’ 이후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끊임없이 등장했던 수많은 속칭 이더리움 킬러들 대비 더 높은 탈중앙성과 안정성을 갖춘 채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어 블록체인의 트릴레마를 가장 많이 해결한 체인이자, 블록체인 디앱의 기본 혹은 필수 인프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스크 ③ - L2 토큰과의 유틸리티 경쟁은 중단기적으로는 부담이 적은 편

한편, 롤업 중심으로 이더리움이 확장성을 가져가게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L2 토큰과의 유틸리티 경쟁 리스크가 존재할 가능성 또한 있다. 영지식 증명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롤업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스타크넷은 작년 ‘스타크넷 토큰(StarkNet Token)’을 발행하였으며, 초기에는 이더리움과 자체 토큰을 모두 거래 수수료 지불에 활용하다가 궁극적으로는 자체 토큰으로만 결제가 가능하게끔 변경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처럼 L2 솔루션들이 생태계가 충분히 확장된 이후 자체적인 토큰을 발행하여 유틸리티를 확보하고자 하면 이더리움과의 이해 충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단기적으로는 아직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데, 롤업 생태계 내에서도 당분간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지속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쟁글 리서치는 대표적인 롤업 솔루션인 옵티미스틱 증명과 영지식 증명을 비교분석 하였으며, 확장성은 ZKR이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는 반면 비용은 두 롤업 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등 롤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한 요소를 살펴보았을 때 한쪽 진영이 뚜렷하게 승기를 잡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았다.

그 기간 동안은 이더리움 역시 유틸리티 경쟁에서 선점 효과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우위를 충분히 확보할 것이며 샤딩이 도입된 이후의 모습 역시도 현재로써는 기대해볼 만 하다는 판단이다.

 

3. 가치 저장 수단으로써의 수요 역시 증가할 것

2020년 8월 ‘런던 하드포크’ 업그레이드 당시 적용된 EIP-1559로 인한 네트워크 소각 메커니즘과 머지 이후 급격하게 감소한 이더리움의 발행량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이더리움은 네트워크가 활성화될수록 deflationary 자산 성질을 보이고 있다. 2023년 2월 09일 기준, 머지 이후 공급량 기준 신저점을 기록하는 모습 역시 볼 수 있었다.

머지가 진행된 이후 약 5개월이 지난 2023년 2월 09일 기준, ultrasound.money에서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인플레이션율은 -0.028%/y 수준을 기록 중이다. 현재 네트워크가 상황을 기존 PoW 기반으로 운영을 지속했을 때의 인플레이션은 약 +3.520%/y 수준이었을 것으로 예상되며, 결론적으로 머지 이후에는 오히려 발행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비중이 올라가게 되는 경우 더욱 다이나믹 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래는 PoS 이더리움의 동적 인플레이션 곡선(dynamic inflation curve)으로 이더리움 발행량을 최소화하면서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검증자에게 보상을 주는 구조를 구현한 그래프이다.

이에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스테이킹 수요가 올라가 예치된 이더리움 규모가 더 커질수록 디플레이션 효과와 더불어 유통량 역시 줄어드는 이중 효과를 볼 수 있어, 최대 발행량이 2,100만개라는 계약을 통해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부상했던 비트 코인보다도 더 극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4. 가장 큰 리스크는 증권성 여부에 따른 SEC 규제

최근 자산시장이 전반적으로 반등세와 함께 이더리움의 상하이 업그레이드 및 수혜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었으나, 지난 9일 가장 큰 리스크인 증권성 여부에 따른 SEC의 규제 내용이 발표되면서 시장은 큰 혼란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미 SEC가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앙화 거래소 크라켄에 '미등록 증권판매' 혐의로 고소를 진행하였고, 이에 크라켄이 $30M 규모의 벌금을 지불하고 스테이킹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이 여파가 어디까지 확산이 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SEC가 크라켄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증권이라고 규정하는 근거 가운데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토큰 스테이킹을 수동적인 형태로 진행하고, 이에 따른 수동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한다는 것, 2) 개개인이 스테이킹을 했을 때와는 다르게 공동 풀을 형성하고 더 높은 이익을 약속했다는 것, 3) 크라켄이라는 주체가 기존 스테이킹 과정을 주체적으로 변형하였으며 그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것 등이 있다. 각각의 주장을 살펴보면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프로젝트가 PoS 컨센서스 매커니즘 기반으로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력이 절대 적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는 탈중앙화 프로토콜 서비스들이 중앙화 된 스테이킹 서비스 대비 경쟁 우위를 가져갈 것으로 보이나, 규제의 강도와 범위에 따라 스테이킹 수요 자체를 위축시키거나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약세로 이어질 수도 있는만큼, 당분간은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소식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또 한번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생태계에서 중추 역할을 할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으며, 곧 발간될 리포트를 통해 1) 최근 유동성 프로토콜의 가격 상승 배경과 2) 향후 생태계의 손바뀜 가능성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볼 기회도 주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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