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변혁 주도 "스테이블코인"

“예금 토큰화 스테이블코인이 화폐 변혁 주도”

금융연구원 보고서
“미래 화폐는 스마트계약 프로그램화 가능한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과 CBDC로 재편”

 

 

실생활에 사용될 미래의 디지털화폐는 스마트계약 기능을 탑재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법정화폐담보형 스테이블코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아가 은행예금을 토큰화한 준화폐적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지급결제 생태계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됐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 낸 보고서에서 “미래의 디지털화폐는 ‘프로그램가능화폐’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프로그램가능화폐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에 사전에 합의된 스마트계약을 프로그램화해, 조건이 충족되면 계약대로 자동 실행되는 기능을 갖춘 디지털화폐를 말한다. 예를 들어 주문상품이 도착하면 디지털화폐가 자동으로 판매자에 송금돼 지급결제가 완료된다. 보고서는 “기존 전자화폐와는 달리 스마트계약이 탑재된 프로그램가능화폐를 이용할 경우 개인, 기업, 정부 등 각 경제주체들이 중개기관 없이도 사용 목적에 특화한 다양한 디지털화폐를 생성해 거래당사자 간(P2P)  직접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프로그램가능화폐의 실생활 도입에 따른 지급결제시스템의 효율성 제고 효과를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일정 조건이 충족돼야 입출금이 완결되는 에스크로(escrow)의 경우 프로그램가능화폐를 이용할 경우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이행할 수 있다. 일정 행정구역 내에서만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화폐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프로그램가능화폐는 다자간 결제가 가능해 정부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설정해 놓으면 다수에게 동시에 보조금을 입금하는 게 가능해진다. 또 보조금이 식품 구입 등과 같이 일정 사용처에서만 쓸 수 있도록 스마트계약을 설정하면 지급 목적에 맞게 사용되도록 제어할 수 있다. 부가가치세와 같은 간접세를 상거래 단계에서 실시간으로 정부에 직접 자동납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프로그램가능화폐의 기능을 수행할 디지털화폐의 유력 후보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민간이 발행하는 준화폐적 스테이블코인이 주로 거론된다. CBDC는 스마트계약 기능을 탑재한 차세대 ‘CBDC 2.0’에 대한 실험과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요 선진국의 경우 민간의 디지털 결제수단이 발달해 있고 국경간 거래 이슈 등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CBDC가 본격적으로 도입·통용되기까지는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반면 준화폐적 스테이블코인은 도입이 허용될 경우 빠른 시일 내 프로그램가능화폐로 발행과 유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유럽과 일본의 경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법안이 최근 완료돼 늦어도 내년부터는 실생활에 도입·유통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최근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민간 은행들이 중심이 돼 은행예금을 토큰화한 준화폐적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이를 이용한 민간 지급결제서비스사업자(PSP)들의 디지털 지급결제수단 개발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한 실험이 진행 중에 있다. 보고서는 준화폐적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돼 PSP들이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접목시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디지털 지급결제 생태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프로그램 가능 디지털화폐 시대에 대비해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혁신적인 결제서비스 개발과 새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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