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출시했다면 전세계를 오랫동안 재패했을 드라마 '무빙'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진출 당시 넷플릭스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디즈니플러스지만 현재 성적표는 다소 실망스럽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의 지난 7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92만명에 그쳤다. 넷플릭스(1174만명)의 6분의 1 수준.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같은 토종 OTT에도 밀렸다.
‘무빙’은 500억원이 넘는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고윤정 등 에피소드마다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만화가 강풀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작품성이 돋보이는 웰메이드 한국형 히어로물이란 호평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무빙’은 키노라이츠 통합 콘텐츠 랭킹(8월24~30일)에서 3주 연속 1위를 달렸다. 플랫폼 측면에서 불리한 여건에도 구독자와 사용자가 훨씬 많은 넷플릭스의 화제성 높은 최신작 ‘마스크걸’(8월18일 공개)을 눌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무빙’이 넷플릭스에서 했다면 대박 났을 것”이라거나 “이 정도 작품성에 넷플릭스였다면 ‘오징어 게임’이나 ‘더 글로리’ 급으로 인기를 끌지 않았겠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넷플릭스가 아니어서 그런지 이슈가 약한 느낌”, “디즈니플러스로 가는 바람에 입소문 수준에 그치고 흥행 태풍이 안 된다” 등의 아쉬움도 더해졌다.
다만 원작자이자 ‘무빙’ 극본을 집필한 강풀은 언론 인터뷰에서 “다른 OTT나 유튜브에서 1.5배속이 되는 것과 달리 디즈니플러스는 배속이 안 된다. 그게 좋았다”고 밝혔다. 창작자 의도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서 디즈니플러스의 방식이 여타 OTT에 비해 마음에 들었다는 얘기다.
강풀은 또 20부작 ‘무빙’이 1~7회를 우선 공개한 뒤 한 주에 2회분씩 차례로 공개하는 데 대해 “공개 방식도 마음에 든다. 매주 하나씩 영화를 발표하자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보통 한 시즌 전편을 동시 공개하는 넷플릭스와 차별화된 포인트로 시청자 호오(好惡)가 갈리는 대목이지만, TV 드라마처럼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스토리를 전개하는 셈이다.
원작과의 차이점
극중 국정원 요원들에게 부여된 암호명은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다. 정상진(진천), 전영석(봉평), 홍성화(나주) 등 드라마 오리지널 캐릭터뿐 아니라, 김두식(문산), 장주원(구룡포) 등에게도 암호명이 있다.
각자 캐릭터가 태어난 고향이다. 원작의 이미현은 추어탕집을 운영했으나 드라마에서는 돈가스집으로 바뀌었다.
장주원이 국정원에 입직하게 된 이야기 전체가 바뀌었다. 아내의 만남은 원작에 없었으며 입직하게 된 이야기도 전부 새로 만들어졌다.
일각에서는 다수의 주인공이 능력을 깨닫기 전까지 보통 사람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 능력이 유전된다는 점, 발현한 능력들이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미국 드라마 〈히어로즈〉와의 유사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번 작품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세상을 구한다'라는 설정을 기반으로 한 강풀의 초능력 세계관의 첫 작품인 〈타이밍〉(2005)이 〈히어로즈〉(2006)보다 먼저 나왔고, 〈히어로즈〉 일부 등장인물의 능력이 〈타이밍〉에 먼저 나왔다는 반론이 있다.
부모 쪽 등장인물들의 과거 소속이 국가안전기획부였던 만큼 과거 시간대에서 한국 근현대사에서 파장이 컸던 대북 안보 관련 사건들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1987년 벌어진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 1994년 벌어진 김일성 사망 사건, 1996년 벌어진 강릉 무장공비 침투 사건이 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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