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은 왜 야놀자를 띄워줬을까?
지난 15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전광판에 야놀자가 떴다. 야놀자가 거금을 들여 이스라엘 여행 솔루션 회사 ‘고 글로벌 트래블(GGT)’를 인수하자, 나스닥이 깜짝 선물로 축하 광고를 띄운 것이다.
야놀자도, GGT도 나스닥 상장사는 아니다. 예상컨대, 나스닥 입장에서는 글로벌을 지향하면서 덩치를 키우는 야놀자가 언제든 상장해도 이상할 것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유하면, 언제든 오긴 올 손님을 미리 찜해놓은 셈이다.
“나스닥으로부터 축하를 전광판으로 받으니, 원톱 트레블 기업이라는 목표에 한발 한발씩 걸어 가고 있다 느낀다”
야놀자 창업자인 이수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스닥의 광고 선물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2005년 숙박 중개 플랫폼으로 시작한지 18년 만의 일이다.
국내 플랫폼이 글로벌을 넘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야놀자는 그간 꾸준하게 외국의 숙박 예약 플랫폼(젠룸스), 호텔객실관리솔루션 회사(이지 테크노시스) 등을 인수하면서 조금씩 글로벌 진출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인터파크와 합병에 이어 올해 GGT 인수는 도약대 쯤으로 해석된다. ‘원톱 트래블 기업’을 점치기야 아직 이르지만 계속해 강조하는 두 키워드, ‘글로벌’과 ‘B2B 솔루션 회사’를 만들기 위한 판은 대략 깔아놓은 셈이다.
목표를 위해 야놀자는 그간 꾸준히 관련 기업을 인수하고 투자해왔다. 위 표는, 야놀자가 지난 한 해 동안 종속기업에 편입한 자회사의 목록이다.
이전에도 꽤 많은 회사들을 인수해 왔지만, 지난해 2940억원에 여행ㆍ항공ㆍ공연ㆍ쇼핑 등 인터파크 사업부문을 인수한 것이 백미다. 이 회사 지분 70%를 인수하면서는 “글로벌 여행시장 공략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인터파크에서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점이 야놀자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그런 야놀자가 올해 인수합병의 시동을 건 곳이 GGT다. GGT는 세계 각지의 호텔, 리조트, 객실 판권과 항공 티켓, 차량 렌탈 등의 여행 인벤토리를 취급하는 B2B 솔루션 회사다. 주로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데, 야놀자클라우드는 GGT가 가진 인벤토리를 연계, 채널링 솔루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美 나스닥 입성 앞둔 야놀자...
'데카콘의 꿈' 현실화 임박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메이저 여가기업으로 발돋움한 야놀자가 이제 미국 자본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조단위의 대규모 투자 이후, 발빠르게 해외시장에서 사세를 확장하며 넥스트 스텝을 밟을 때가 된 것. 이제 야놀자의 터전은 한국이 아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이다.
16일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는 야놀자를 직접 거론, 글로벌 여행 공룡 '고 글로벌 트래블(GGT)' 인수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내걸었다. 대규모 빅딜을 이뤄낸 야놀자를 축하하며, 미국 자본시장의 차세대 스타로 직접 야놀자를 점찍은 것이다.
나스닥의 이같은 축전과 관련, 투자업계에선 야놀자의 나스닥 입성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내 1위 여가플랫폼으로 올라선 야놀자는 지난 2021년, 아시아 최대의 투자자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조원을 뜻하는 '데카콘'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후 야놀자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Global Travel Platform) 전략을 필두로,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의 시장 다각화를 통해 국내 1위 여행 슈퍼앱이자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연간 30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여행-호스피탈리티 시장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내걸었다.
이미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 중 최다 수준의 R&D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기업간(B2B)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며 글로벌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비전펀드로부터 인수한 자금을 고스란히 지켜내며 이번 GGT 인수까지 성사시킨 덕에, 데카콘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야놀자는 기존 여행서비스 업체와 달리, B2B 영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기존 온-오프라인 연계에 주력해온 여행업계와 달리, 슈퍼앱으로 이용자와 파트너사를 대거 끌어오는 동시에 클라우드 기술을 앞세워 공급망 기반의 B2B 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것.
쉽게 말해 이용자에게는 '원앱 전략'을 기반으로 여행에 관련된 모든 것을 쉽고 빠르게 제공하고 여행업 종사자에겐 B2B 솔루션을 제공, 야놀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겠다는 얘기다. 네이버와 카카오 플랫폼을 앞세워 주요 산업군을 파고든 전략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야놀자의 창업자인 이수진 대표는 B2B 시장에서 일찍부터 수익을 발굴해온 만큼, 업계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야놀자의 주 무대인 호스피탈리티 솔루션(호텔 등 접객 사업)과 여가 클라우드는 투자시장에서도 블루칩으로 꼽히는 영역이다.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글로벌 PMS 시장은 연 평균 1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클라우드와 On-premise 시장 역시 빠르게 클라우드화를 이루고 있다. 이에 야놀자는 수년째 국내와 해외 가릴 것 없이 여행 기업 및 호텔·여행 관리 시스템에 대한 공격적인 인수에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초엔 미국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기업 '인소프트' 지분 전량을 약 830만달러(11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덕분에 야놀자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의 여행 공룡으로 거듭난 모습이다. 업계에선 모바일과 테크 시장에 익숙치 않은 미국 비도시 권역 전체가 앞으로 야놀자의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여가 시장의 대표주자로 올라선 만큼, 나스닥을 통해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야놀자는 최근 자회사인 인터파크의 커머스 부문을 매각하면서 비주력 사업부 매각까지 완료했다. 야놀자는 지난해 인터파크 음악사업부가 보유한 저작인접권 및 인터파크 렌터카 지분을 각각 550억원, 6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이번에 커머스 사업까지 정리했다. 여행·숙박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정리, 미국 나스닥 상장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낸 것. 현금성자산이 1조원에 달하고, 자산총계는 2.3조원에 이르지만 부채총계는 9000억원에 불과할 만큼 탄탄한 내실을 자랑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야놀자는 이미 한국을 넘어선 세계 PMS 2위 사업자로, 여가의 모든 영역에서 압도적인 역량을 지닌 기업"이라며 "빠르게 덩치를 불리면서도 내실을 탄탄하게 유지한 덕에 나스닥 입성 시 제대로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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