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은 딱 4개만 있다.
우리는 모두가 나이가 들고 누군가에게 빈대가 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은 매우 찬란하지만 노인에게는 더욱 힘든 전쟁과도 같다.
이 틈새를 노려 만든 스마트폰이 있다.
눈부신 기술 발전은 일상의 편의와 효율을 높인다. 하지만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이 불편하게 혹은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기술 발전이 가장 큰 소비 주체를 겨냥해 이뤄지는 탓이다. 노인·장애인 등 디지털 약자를 포용하는 기술 발전은 불가능할까. 디지털 약자를 보듬어 안으려는 기업들과 기술 개발 현장을 소개한다.
한국인 스마트폰 보급률은 97%다. 세계 1위다.
70살 이상 노인도 10명 중 8명은 스마트폰을 쓴다.(한국갤럽 2023 스마트폰 사용률 조사)
그렇다고 모두가 ‘스마트하게’ 기기를 사용하는 건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2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를 보면, 65살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기기 접근성은 96%(일반국민 100 기준)이나 기기 이용 역량은 일반인 평균에 견줘 64.5%에 그친다.
노인 전용 기기 만드는 스웨덴 ‘도로’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노인용으로 설계되지 않습니다.” 노인 전용 스마트폰 제조사 ‘도로’(DORO)의 카타리나 바우어 경영 책임자는 디지털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스마트폰 기능이 젊은층을 기준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층은 어려워서 좌절하고, 결국 잘 쓰지 않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기업 도로를 지난 9월 초 ‘국제 가전 박람회’(IFA 2023)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만났다. 경쟁사들이 주력 소비층인 젊은 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기기를 출시하는 것과 달리 이 회사는 2010년 이후 노인만을 위한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PC)를 만든다.
마리오 헤머리치 마케팅 책임자는 “노인에게 맞는 기능은 강화하고, 노년층이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과감히 뺐다”며 스마트폰 ‘도로(DORO)8200’을 건넸다. 6.1인치 스크린 첫 화면엔 전화, 카메라, 문자메시지, 도움 등 노년층에 꼭 필요한 앱 4개만 깔려 있었다. 삼성이나 애플의 스마트폰은 통상 30개 안팎의 앱이 깔린 채로 출시된다. 아이콘 크기도 다른 스마트폰보다 약 2배 컸다. 테두리는 특수 고무 재질이었다. 악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노인에 대한 배려다. 값도 300달러 수준이다.
‘삐용삐용!’
헤머리치 책임자가 스마트폰 대기화면의 응급버튼을 누르자 미리 지정한 지인(최대 5명)에게 비상 상황을 알리는 전화가 걸렸다. 위급 상황에서 지인을 찾아 전화하는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개발한 ‘간편 비상 알림’ 기능이다. ‘팀뷰어’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노인들이 특정 기능을 사용하려다 막힐 경우 스마트폰상에서 전문가를 호출해 문제를 해결하는 ‘원격’ 서비스다.
도로는 ‘도로 히어링 버드’(DORO Hearing Bird)로 이름 붙인 노인 전용 무선이어폰도 출시했다.
노인 대다수에게 청력 장애가 있다는 점을 착안한 제품이다.
앱으로 청력 테스트를 하고 각자에게 맞는 음량·음질을 설정할 수 있다. 보청기 기술도 적용됐다.
도로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나라에서 이 기기들을 팔아 6억8400만크로나(약 825억원)를 벌었다. 해당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4310만크로나(약 52억원)다.
지난해 기존 폴더폰에 스마트폰 기능을 더한 삼성전자 폴더2 단종을 계기로 노인들이 쓰기 편한 일명 ‘효도폰’이 사라진 한국 시장과 비교된다. 한국은 출산율 세계 꼴지의 고령화 사회로 가는중이다.
카타리나 바우어 책임자는 “스마트폰은 젊은층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대중화한 지는 10년밖에 되지 않았을 정도로 기술 발전 속도는 빠르다. 지금 젊은층도 미래엔 ‘디지털 문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터치 한번으로 화상통화
독일의 ‘패밀리카드’(Family.cards)는 신체·정신적 약자를 위한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이다. 이번 베를린 가전 박람회에서 도로와 함께 실버테크 기업으로 주목받은 곳 중 하나다.
테오 오르테가 공동대표는 텔레비전과 단말기, 카드만을 가지고 화상통화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작동법은 직관적이었다. 신용카드 크기의 화상통화 기능을 탑재한 카드를 텔레비전 앞 단말기에 터치하니 영상통화 창이 열렸다. 병원 그림 카드를 바꿔 대니 이번에는 의사가 등장했다. 뉴스라고 쓰인 카드를 터치하니 최신 방송 뉴스 화면이 텔레비전에 떴다. 떨어져 사는 가족들이 클라우드 폴더에 손주 사진 등을 저장하면 텔레비전을 통해 사진을 볼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구현된다. 오르테가 대표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가족을 위해 패밀리카드 개발을 시작했다. 정신적 장애가 있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고 했다.
그는 엔지니어인 사이먼(공동대표)과 함께 노인에게 필요한 기술을 찾기 위해 베를린의 요양원 등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 적 없는 노인에 초점을 맞췄다. 리모컨 하나로 다양한 기기를 작동시키는 ‘스마트리모컨’을 만들었는데 그것도 어려워하는 노인분이 많아 더 익숙한 텔레비전과 센서 터치 기술만을 이용한 기기를 만들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디지털 약자에게 좋은 기술이 뭐냐’고 그에게 물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이용자가 사용하기 어려우면 좋은 기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오르테가 대표는 “그냥 기술 발전만 지켜보다간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에 소외되는 사람들만 늘어날 게 분명하다”며 “두번의 투자(시리즈B)를 받아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약자를 포용하는 기술 개발을 위해선 제조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가들의 관심도 중요하다는 취지다. 패밀리카드는 의료기관에서 원격 진료를 받는 기능 등을 추가해 최종 기술테스트를 마친 뒤 내년 초부터 요양원부터 이 제품을 판매·보급할 예정이다.
한국은 0.6%의 초저출산율로 국가가 녹고 있다. 50년 뒤에는 현재 생산력 인구의 절반도 안된다.
고령화로 가는 시대에는 고령화 제품이 나올만 하다.
자각하는 대기업이 나와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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